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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호랑이 다큐멘터리 감독 최기순 씨

송고시간2009-12-31 18:27

호랑이 다큐멘터리 최기순 감독
호랑이 다큐멘터리 최기순 감독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자연 다큐멘터리 최기순 감독은 지난 20년동안 러시아에 서식하는 호랑이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지방기사 참고>> 2009.12.31
hak@yna.co.kr

국내 최초 러시아 야생호랑이 촬영 성공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호랑이요? 동물에게도 기품이 흐른다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자인 최기순(46) 감독은 위풍당당한 호랑이의 모습에 반해 모든 것을 걸었다.

지난 1997년 11월 초 우리나라 최초로 러시아 동남부 연해주의 라조 자연보호구에서 야생호랑이 촬영에 성공한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그는 사진기와 영상기는 물론 침낭, 텐트 등을 모두 합치면 1t 가량 되는 중장비를 혼자 들고 러시아를 오가며 시베리아 호랑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최 감독이 러시아 지역에서 촬영에 몰두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사라진 같은 종이 연해주에 살고 있는데다 빨리 기록하지 않으면 다시는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가 촬영하는 곳은 많게는 1m 가량 폭설이 내린 극한 상황에 내몰리는 곳으로, 숲 속 15m 나무 위에 텐트를 치고 수개월 가량 식사는 물론 대소변까지 자유롭지 못한 곳에서 촬영한 작품이 대다수다.

자신이 처한 극한 상황을 극복해야만 자연모습 그대로의 작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호랑이를 촬영할 당시 불과 10여m 앞에 나타난 호랑이와 눈이 마주치면서 극심한 공포를 느끼기도 했지만,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셔터를 눌러 생생한 장면을 담는 등 때로는 목숨까지도 건다.

최 감독은 1988년 EBS에 입사해 촬영기술을 배우면서 다큐멘터리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오직 다큐멘터리로 승부를 걸겠다는 마음으로 방송국에서 일하던 그는 잠시 제일기획 뉴미디어팀으로 일터를 옮겨 6년 동안 아마존, 남극 등 극지 지역을 찾아다녔다.

시베리아 호랑이
시베리아 호랑이

(춘천=연합뉴스) 자연 다큐멘터리 최기순 감독이 지난 2005년 2월께 러시아 시호테알린 산맥에서 촬영한 시베리아 호랑이의 모습. <<지방기사 참고>> <<최기순 감독 사진제공>>2009.12.31
hak@yna.co.kr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다시 EBS에 복귀하고 나서 그는 호랑이 촬영에 성공, `시베리아 야생호랑이'라는 방송 다큐멘터리를 1년 동안 7부작으로 완성했다.

하지만, 최감독의 호랑이에 대한 열정은 끝나지 않았다.

`한반도에 야생동물이 왜 사라졌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기록활동에 나선 것.

20여 년간 국내 뿐 아니라 러시아의 연해주, 캄차카 등지를 찾아다니며 야생동물과 생태환경을 영상에 담아 백상예술상 작품상, 한국 프로듀서상 촬영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이미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반열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는 항상 더 좋은 영상기록을 담는데 목말라하고 있다.

여느 프로와 마찬가지로 호랑이를 비롯해 곰, 표범 등 자신의 카메라에 담은 피사체를 다시 보면 늘 불만스럽기 때문이다.

2000년 프리렌서로 전향한 이후 8년 동안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사진전 등으로 기록활동을 이어온 최 감독은 지난해부터는 자신의 고향인 홍천 화촌면 구성포리에서 `최기순의 까르돈(산막)'이라는 야생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야생학교는 장작불에 밥을 짓는 등 그야말로 `야생' 생활을 통해 자연 그대로의 숲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곳으로 조성했다.

그의 꿈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한반도에도 호랑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최 감독은 "러시아 연해주와 연결된 핫산은 중국, 북한 국경과 접해있는 곳으로 현재 10년 전보다 5마리가 늘어난 10여 마리의 호랑이가 살고 있습니다. 북한 두만강을 넘어 한반도로 넘어오는 생태통로를 만들면 호랑이의 한반도 서식이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최 감독은 또 "호랑이의 복원보다는 보존이 훨씬 빠른 만큼 강원도 차원에서 생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야생 호랑이가 한반도에 돌아올 수 있는 여건부터 갖춰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접하지만 자국이 남긴 발바닥 폭이 최소 10cm 이상 되어야 하며 한곳에 발자국 3~4개가 집중돼 있어야만 호랑이 서석지로 예상이 가능하다"라고 조언했다.

5년째 대학에서 강의를 해오는 최 감독은 최근 강원대 학생들과 9박 10일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VJ 다큐멘터리 제작 실습을 마치고 다음 촬영을 기약하고 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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