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기후변화 `직격탄' 맞는 볼리비아 도시들

송고시간2009-12-14 17:48

지구온난화로 사라지는 일리마니산 만년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구온난화로 사라지는 일리마니산 만년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볼리비아 카피 마을의 한 여성이 만년설로 덮인 일리마니산 인근으로 양떼를 몰고 있다.인근 주민들은 이 산의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신의 분노 때문이라고 생각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지구온난화가 그 이유라는 것을 알게됐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북쪽에 있는 고산도시 엘 알토. 이곳 주민들은 오랜 세월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시고 수력발전기를 돌리며 삶을 이어 왔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여파로 빙하가 녹아 없어지면서 이들의 생활은 급격히 피폐해졌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기후변화회의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는 온난화의 책임 부담에 관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다툼이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온난화 피해를 별 대책도 없이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하는 개도국 주민의 고통을 볼리비아의 사례를 들어 14일 보도했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안데스 산맥에 있는 빙하 다수가 20년 안에 사라지리라 예상된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하면 엘 알토 주민을 비롯, 빙하에 상당 부분 기대 살아온 1억명가량이 생존을 위협받는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실제 엘 알토에서는 최근 하루에 기껏해야 8시간 정도밖에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으며 수압도 형편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리마니 산의 빙하를 신(神)처럼 받드는 카피 마을 주민 일부는 빙하가 급속도로 녹아내려 물 공급 중단이 우려되자 "아이를 더는 낳지 않겠다"고 마음먹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빙하가 사라지는 속도가 몇 년 전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빨라 제때 대처하기조차 어렵고, 그 여파로 일부 지역에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 수자원 보유 수준 격차에 따라 지역갈등까지 예상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볼리비아의 빙하학자로 지난 20년간 빙하량 감소를 관찰해 온 에드손 라미레스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그는 `세계 최고(高) 스키장'이 있는 차칼타야 빙하가 2020년까지는 남아 있으리라 예상했으나 이 빙하는 올해 사라졌다.

더크 호프맨 산안드레스대학 기후변화 프로그램 팀장은 "생존의 갈림길에 선 인구가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더 가해지면 반드시 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엄청난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물이 부족한 엘 알토와는 달리 인근의 라파스에는 물이 충분해 갈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세계 각국은 `선진국이 개도국에 자금과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자금을 지원할 주체와 금액, 지원사업의 종류 등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는 상황이다.

유엔 협상단의 일원인 토드 스턴은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미국이 개발도상국 지원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그 돈이 `기후 부채(climate debt)'라는 의견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연합(EU)은 3년간 빈곤국에 35억 달러를 매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학자들이 추산한 총 비용은 1천억 달러였다.

puls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