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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약화로 아프간 반군 세력균형 변화

송고시간2009-11-11 17:42

알-카에다 약화로 아프간 반군 세력균형 변화
오마르, 알-카에다와 분리 조짐<WP>

(서울=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내 폭력사태가 증가하면서 반군의 주축 가운데 하나였던 알-카에다가 크게 약화되면서 미군과의 전투를 탈레반에 의존하는 등 반군 그룹 내 세력균형이 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보도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아프간 내 주적(主敵)을 파악하기 위해 고심하면서 수만명의 추가파병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탈레반의 득세와 알-카에다의 쇠락은 향후 전략상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프간 전쟁은 알-카에다 그룹의 테러에 대한 미군의 대응으로 시작됐지만 현재 아프간에는 고작 100명 미만의 알-카에다 세력만 남아있으며 인접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300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미국 정보관리들은 전하고 있다.

반면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활동 중인 탈레반 세력은 수만명에 이른다.

아프간 반군 그룹 내의 전통적인 역학관계가 반전되면서 반군 파벌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불분명하지만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주도세력이 알-카에다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아프간 탈레반 정부의 전 각료였던 잘랄루딘 하카니를 추종하는 탈레반 파벌은 오히려 알-카에다와 보다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주력 그룹이 최근 수개월 사이 알-카에다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이제는 알-카에다의 지원 없이도 독자적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엔 탈레반·알-카에다 감시팀의 리처드 바렛 조정관은 탈레반은 이제 경험과 자원을 확보하는 외에 기세(momentum)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오랫동안 공생관계를 누려왔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내 파슈툰 부족원이 주축인 탈레반은 아랍계가 주도하는 알-카에다에 보호처를 제공하고 대신 돈과 무기, 훈련 등을 지원받아왔다.

특히 오마르가 거의 모든 아프간 지역을 통치하던 1996-2001년 그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에게 보호처를 제공했으며 9·11 사태 이후 미국 측에 그를 인도하길 거부했다.

뒤이은 미군의 아프간 공격으로 오마르와 빈-라덴은 인접 파키스탄으로 피신했다.

오마르의 현 과제는 미국과 나토군을 아프간으로부터 몰아내고 나라를 다시 장악하는 것이며 이를 목표로 현재 그의 본거지인 아프간 남부지역에서 미군을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오마르의 탈레반 군사위원회는 올 들어 산하 전사들에게 주민을 보호하고 민간인 희생을 최대한 피할 것을 촉구하는 이례적인 명령을 발동하고 한편으로 다른 이슬람국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오마르의 이 같은 태도는 전 세계적인 성전을 전개하고 무슬림 민간인들의 희생에 관계없이 대량살상 공격을 지향하는 알-카에다의 노선과 상충하는 것이다.

또 탈레반 정치위원회 지도자인 아가 잔 무타심은 올 2월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치하하고 이슬람의 단합을 촉구하면서 탈레반은 모든 다른 이슬람 학교와 지부 등을 아무런 차별 없이 존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마르는 나아가 그들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파키스탄 등 다른 이슬람국들이 탈레반 정권을 인정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전했다.

오마르는 지난 9월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는 책임 있는 세력으로서 다른 사람을 위태롭게 하는 데 손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 아프간 외 다른 지역에 전투를 선동, 조장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아프간 탈레반 정부시절 외무부 관리였던 와히드 무자는 탈레반 지도부가 최근 보여준 메시지들은 '혁명'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이제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 각료 하카니가 이끄는 탈레반의 다른 파벌들은 오히려 알-카에다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근래 아프간 동부지역에서 미군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하카니 그룹은 알-카에다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이제 두 그룹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관리들은 지적하고 있다.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지만 아직도 일선 전투현장에서는 공동의 적인 미군 등을 상대로 공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내무부 대테러 책임자인 압둘 마난 소장은 "알-카에다는 탈레반의 교사(敎師)이며 그들은 아직도 매우 가까운 동반자 관계"라고 지적했다.

또 알-카에다의 지위가 비록 약화됐지만 아직도 강력한 국제세력으로 남아있으며 파키스탄 내 탈레반 세력과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고위 미군관리는 알-카에다가 세계의 주요 테러리스트 '브랜드'로서 아직도 우상과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마르로서는 알-카에다를 후원하는 바람에 아프간 내 다른 파벌들을 제압하고 아프간 전체를 통치할 기회를 상실하고만 최근의 역사를 반복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y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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