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北 `절제된' 반응..대화기조 이어갈까

송고시간2009-11-10 18:07

최고사령부 보도 전하는 北 아나운서
최고사령부 보도 전하는 北 아나운서

(서울=연합뉴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10일 발생한 서해교전과 관련, "남조선 군당국은 이번 무장도발 사건에 대해 우리측에 사죄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도발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09.11.10 <<조선중앙TV촬영>><<북한부 기사참조>>

1,2차 연평해전 때 비해 '보복' 표현 등 자제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일어난 남북 해군간 교전에 대해 비교적 신속하게 북한군 최고사령부 `보도'를 내고 사죄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으나 과거 제1,2차 연평해전 때에 비해 '절제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1999년 6월15일 1차 연평해전 때는 당일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2002년 6월29일 2차 연평해전 때는 조선중앙통신 등 언론매체를 통해 첫 보도한 이후 해군사령부 대변인 성명이나 대변인의 언론 문답 형식으로 군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이번엔 곧바로 북한군 '최고사령부 보도'를 중앙통신이 전문 그대로 발표하는 방식을 취해 형식면에선 더 높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고사령부 보도'는 1,2차 연평해전 때 북한 언론보도에서와 달리 "엄중한 후과"나 "보복" 등의 위협이나 극렬한 표현을 자제했다. 남측에 대해서도 "남조선 군", "남조선 군당국"이라는 표현을 썼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본격적인 화해국면으로 들어서기 전인 1차 연평해전 때는 "남조선 괴뢰들"이라는 표현에다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도발책동", "천백배의 보복 타격을 면치 못할 것",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위협을 가했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 따라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점에 발생한 2차 연평해전 때도 북한은 "남조선 군부"와 "남조선 군당국자"로 비난의 범위를 한정시켰으나 "계획적인 군사도발행위",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도발책동이 가져올 엄중한 후과에 대하여 심사숙고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번에 비해 강경한 표현들을 동원했다.

또 1,2차 연평해전 때 북한 매체들은 북한 해군의 병력과 함선 피해를 부각시킴으로써 '보복' 위협을 정당화시켰으나 이번 최고사령부 보도는 피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즉시 도발자들에게 불의의 대응타격"을 가한 결과 "급해맞은 남조선군 함선 집단은 황급히 자기측 수역으로 달아났다"고 마치 승전한 것처럼 주장했다.

'최고사령부 보도'는 대신 북한 해군경비정이 자신들의 영해에서 정체불명의 목표를 확인하고 "귀대하고 있을 때" 남한 해군이 "뒤따르며 발포"했다고 남한 해군이 '반칙'했다는 주장만 부각시켰다.

이러한 내용의 `북한군 최고사령부 보도'만으로 앞으로 보복기습 공격 가능성 등 북한군이나 북한 당국의 대응을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른바 "대결구도 전환을 위한 통큰 결단" 속에 대미.대남 대화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에 큰 변화가 없고, 특히 북미 양자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며, 남북간에도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접촉설이 간헐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교전이 일어남으로써 이번 교전이 영속적인 파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전망이 일치한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이전까지만 해도 개성공단 폐쇄 직전까지 강경조치를 취하고 군부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을 통해 대남 군사적 위협을 노골화했으나 실제 군사도발은 감행하지 않았다.

과거 두 차례 연평해전 때 여러 척의 북한 함정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선제공격과 엄호사격을 가하는 등 치밀한 작전을 펼쳤던 데 반해 이번 교전에서는 `달랑' 한 척이 넘어온 사실도 북한의 의도와 관련, 대비된다.

북한 해군함정의 NLL 침범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에도 NLL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의 재확인 차원에서 꾸준히 지속됐던 일이며, 이번에 우리 함정의 경고사격에 북한 해군이 직접사격으로 대응한 것은 북한 해군의 교전수칙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북한이 무력도발하려면 우리의 빈틈을 노려서 치고 바로 빠지는 식으로 나왔을 것인데 이번에 보면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남한 해군의 대응을 유도하는 의도가 있었더라도 "전체 국면을 대남 강경기조로 전환하기 위한 도발은 아니라고 본다"고 장 실장은 주장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완전히 우발적이라고 할 수도 없고 북한이 아예 작심하고 덤빈, 완전한 도발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북한이 교전 상황까지 가도록 무엇인가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해교전에 대해 북한이 북미 양자대화 분위기가 성숙되는 상황에서 특히 미국을 겨냥해 불안정한 한반도의 군사적 상황을 부각시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데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일각에선 북한 당국이 자신들의 대화공세에도 남한 당국이 기존의 대북 강경정책의 틀을 벗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우발을 가장한 군사적 도발로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예비 접촉 결과와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의 최근 대북 발언, 식량지원 요청에 '겨우' 옥수수 1만t 제공 통보 등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불쾌감의 표시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북한의 기습적인 보복 가능성을 경고한다.

한 전문가는 "북한 군부는 남측에 당하면 반드시 보복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이것은 1차 연평해전 3년 후 북측의 기습으로 일어난 2차 서해교전을 통해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chsy@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