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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식량사정 얼마나 어렵나

송고시간2009-10-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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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식량사정 얼마나 어렵나>
올 생산량 10%넘게 감소할듯..외부도입도 지지부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검토 중인 가운데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23일 국정감사에서 "현재 북한에 식량난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평가, 북한의 식량 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기적으로 가을 추수가 마무리돼가는 10월 말에는 일단 유통문제만으로도 식량사정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북에서는 옥수수가 9월, 쌀이 10월 각각 수확되는 데 수확된 곡물이 분배되려면 11~12월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10월 말이라는 현 시점은 `풍요 속 빈곤'의 시기라는 얘기다.

이런 시기적 문제는 차치하고 내년 가을까지 먹을 북한의 올해 곡물 수확량 자체가 작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북한농업 전문가인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아직 구체적 추정치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제, 작년 431만t으로 추정된 북한의 곡물생산량이 올해는 10% 이상 감소, 400만t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정상회담을 불가피하게 연기해야 할 만큼의 대규모 수해를 당한 2007년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401만t이었음을 감안할 때 북한의 내년도 식량사정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외부도입량을 배제한 순수 생산량 기준으로 117만t이 부족했던 만큼 권 박사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부족량이 150만t을 넘을 수도 있다.

권 박사는 "올해 옥수수 생산량 감소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생육 초기인 지난 5월 저온 피해를 봤고 7~8월에 약간의 가뭄피해를 받았다"며 "2년 연속으로 한국 정부의 비료지원(연간 30만t 수준)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올해 북한 옥수수 작황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남성욱 소장도 지난 21일 한 조찬강연에서 "3~4년에 한 번씩 푄 바람(산을 넘어서 불어 내리는 건조한 열풍)이 오면서 동해안에 냉해현상이 생기는데, 올해 냉해현상이 북측에도 피해를 끼쳐서 함흥.원산 등의 쌀 수확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또한 북한의 관개 시설이 여의치 않아서 몇군데 홍수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지난 5월 핵실험을 한 이후 한국.미국은 물론 다른 서방 국가들까지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점 역시 북한의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작년 5월 재개된 미국의 식량지원(총 50만t)도 올해 3월 북한이 자발적으로 중단한 이후 재개되지 않고 있다.

권 박사는 "북한의 올해 작황이 안 좋은데 국제사회의 지원도 줄어들고 있다"며 "북한의 외환사정상 국제시장에서 곡물을 수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내년 북의 식량사정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남 소장은 21일 강연에서 "한 국제기구는 올해 북한의 쌀과 옥수수 생산량이 예년보다 감소해 앞으로 170만~180만t의 식량을 외부로부터 조달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곡물 가격과 관련, 권 박사는 "올해 북한 곡물시장 동향을 보면 8월말 이후 식량가격이 상당히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며 "수확이 이뤄져도 시장상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곡물의 시장 가격이 안정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려야 한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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