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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국 "평생 1등은 처음"

송고시간2009-10-12 17:07

서인국 "평생 1등은 처음"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우승자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해 휴대전화 외판원에서 세계를 누비는 가수가 된 폴 포츠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전세계인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다.

국내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으로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사람이 있다. 9일 음악채널 엠넷의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연출 김용범, 신천지)에서 우승한 서인국(22)씨다.

그는 1억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었으며, 11월께 음반을 내고 같은 달 엠넷의 연말 가요 축제인 'MKMF'에 오르는 기회도 얻게 됐다.

12일 인터뷰 장소인 신사동 가로수길에 서씨가 나타나자 많은 사람이 그를 알아보고 수군거렸다. 아직 대중의 관심에 익숙하지 않은 서씨는 경상도 사투리에 특유의 해맑은 눈웃음을 지으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많은 분이 사인을 요청하시는데 평소 신용카드에 하던 '그 사인'을 아직은 쓰고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서인국 "평생 1등은 처음" - 2

그도 그럴 것이, 울산 출신인 그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34만원 짜리 방배동 고시원에서 가수의 꿈을 키우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는 대불대학교(방송연예전공 실용음악전과 4학년) 입학과 동시에 서울로 올라와 JYP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등 여러 기획사 오디션을 봤지만 8번이나 탈락했다.

"지방에서는 '성공하려면 서울로 가라'고들 하죠. 그래서 빈손으로 무작정 상경했어요.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별밤 뽐내기' 코너에 출연한 계기로 한 가수의 매니저로부터 명함을 받아 대규모 기획사에서 오디션도 봤지만 떨어졌죠."

'서울살이'가 쉽지만은 않았다. 아버지는 용접기사, 어머니는 폐휴지를 주워 근근이 생활했기에 가정 형편은 어려웠고, 그는 편의점 계산원과 호프집 서빙을 하며 생활했다.

그래서 '슈퍼스타 K'의 공고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6월 서울예선에 참가했고 7월 생방송으로 겨룰 '톱 10'에 선발됐으며 8월부터 2개월의 합숙 과정을 거쳐 단 한명의 우승자가 된 지금, 그의 기분은 형언할 수 없다. 그는 "아직도 우승자로 호명된 순간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며 "내가 아는 어떤 단어로도 그 기분은 표현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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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었던 점은 타인과의 경쟁보다 나와의 싸움이었다고 한다.

"끊임없이 저와 싸워야 했어요. 매주 한곡씩 '미션'을 받아서 그 곡을 저에게 맞게 해석하는 과정이 힘들어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죠. 하지만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이겨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서씨가 서바이벌 과정 중 위기로 꼽은 순간은 '톱 10'에 뽑힌 도전자들이 생방송으로 처음 실력을 겨뤄 2명이 탈락한 무대. 당시 점수가 가장 낮은 세명에 뽑혔던 그는 "고음이 불안하다던 이승철, 호흡이 안정되지 못하다던 윤종신 등 심사위원들의 지적이 경쟁해갈수록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간에는 그가 탁월한 가창력은 아니지만, 곱상한 외모로 여성 팬들의 지지를 얻어 우승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겸허히 받아들여야죠. 아직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시청자 분들이 주신 기회인 만큼 더욱 소중하고 책임감이 느껴져요. 사실 평생 1등을 해본 적이 없어요. 공부보다 만화 그리는 게 좋았고 수업 시간에도 노래를 흥얼거리다 혼나곤 했으니까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탓인지 그는 유독 방송에서 눈물을 많이 보였다. 경쟁하던 친구들이 한명씩 떠나갈 때, 부모님 얘기를 할 때 작은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함께 고생한 친구들이 탈락했을 때, 집안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부모님께 '사는 게 힘들다'고 투정부렸던 때가 떠올라 눈물이 났어요. '가정사를 앞세워 동정표를 얻으려 한다'는 댓글에 상처받은 것도 생각났고요. 하지만 이제 상금 1억원으로 어머니께 김치찌개 가게를 차려드릴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뻐요."

그는 "대중에게 노래로 아름다운 얘기를 들려줄 수 있는 소통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또 '슈퍼스타 K'가 장수하려면 첫회 우승자인 자신의 성공이 중요한 만큼, 책임감이 강하다고 말했다.

"도전할 때는 상금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제 음반을 내고 단독 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꿈은 거기에 비할 수 없이 컸어요. 제가 노래로 얘기할 때 관객이 감동받는 순간이 오도록 실력을 키울 겁니다. 지금 이 약속이 어긋나지 않도록 계속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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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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