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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모녀 2년간 성폭행 '게시글' 인터넷 달궈

지적장애 모녀 2년간 성폭행 '게시글' 인터넷 달궈
피해학생 담임 "수년간 사회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등굣길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나영이 사건'으로 전국이 분노로 끓고 있는 가운데 포항에서 지적장애인 모녀가 2년여간 성폭행 당하고도 사회적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글이 인터넷 게시글에 올라 다시 한번 사이버 공간을 달구고 있다.

포항 모 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통해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중증 지적장애인 학생이 성폭행당한 뒤 수년간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는 사실을 알렸다.

김씨는 게시글에서 자신을 '성폭행 당한 제자 돕다 지쳐있는 초등교사'라고 소개하고 "오늘도 10살 때부터 2년여간 성폭행당한 여중생을 만나고 오면서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보호하고 버텨야 하는가 심한 회의가 밀려온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자신이 담임이던 반 학생인 A(당시 11살)양이 2006∼2007년 마을 인근 남성들에게 성폭행당하고 같은 지적장애인인 A양의 어머니까지 지속적으로 성폭행 당해 왔다는 것.

관할 경찰은 지난해 이 사건을 신고받고 수사에 들어가 모녀를 함께 성폭행한 40대 운전기사 1명을 지난해 구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5∼6명에 대해 피해자와 대면조사 등을 실시했으나 성폭행 혐의를 밝혀내지 못한 채 수사가 흐지부지한 상태에 놓여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토대로 용의자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했으나 정작 피해자가 인지능력 부족으로 가해자를 식별해 내지 못하는 데다 당사자들도 부인으로 일관해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그동안 여성회, 아동보호센터, 경찰, 성상담소, 전교조, 장애인 부모연대, 심지어는 창원에서 열린 세계 인권대회에도 가 여성단체도 만나보고 청와대까지 민원도 올렸는데 해결이 안되더라"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성범죄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많다"며 "그러나 현 시스템으로는 그들을 도울 방법이 전무해서 점점 냉소적으로 되어가고 얘기해 봐도 헛된 메아리 같아서 화병만 날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특히 "나영이 사건은 증거가 남아있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고 12년형이라도 받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범인을 잡는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고 바닷속에 잠긴 거대한 빙산처럼 많은 성범죄 사건이 피해자만 울리고 없었던 일로 사라지는 여러 사례들을 보아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을 근절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조만간 당시 가해자들을 상대로 재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shl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9/10/01 18: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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