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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공포가 된 그녀들의 이야기>

<서늘한 공포가 된 그녀들의 이야기>
조이스 캐럴 오츠 소설집 '여자라는 종족'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집 '여자라는 종족'(예담 펴냄)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집이다.

섬세하고 강렬한 묘사가 돋보이는 아홉 편의 수록작들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속담을 연상시키는 어딘가 섬뜩한 이야기들이다.

'용서한다고 말해 줄래?'는 2000년 10월 뉴욕의 양로원에 있는 일흔 살의 엘시 켈리가 딸 메리 린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돼 1946년까지 점차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며 진행된다.

엘시는 40년 전 어린 딸을 "소름 끼치는 끔찍한 곳으로 내려보낸" 일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있는데, 소설이 진행되면서 점차 드러나는 서늘한 진실은 절망에 빠진 여자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고 몇 시간 후에는 왜 그리도 이상하게 굴었는지, 왜 그 죽음의 현장에 딸 메리 린다를 데려갔는지-마치 그래, 그래, 그 남자는 죽었어, 그래, 이 일은 실제로 일어났어, 그래, 딸이 시체를 발견한다면 설마 날 의심하지는 않을 거야, 라는 걸 확인하려는 듯이-알 수 없었다."(257쪽)

'밴시, 죽음을 알리는 요정'은 막 어린 남동생이 생긴 어린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무관심과 질투에서 비롯된 파국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혼한 아빠는 다른 도시에 살고 있고, 엄마는 새 남자친구와 날마다 파티를 벌이는 데 바빠 아이와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는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

아이는 파티에 온 사람들 틈에서 아빠를 찾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기를 안고 저택의 높은 곳에 아슬아슬하게 오르기 시작한다.

또다른 수록작 '마네킹이 된 여자'는 돈 많고 무심한 남자의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아내인 G부인의 불안정한 내면을 따라간다.

뒤에서 자신을 헐뜯고 비웃는 소리에 잔뜩 예민해진 G부인이 온갖 명품 매장 사이에서 강박적으로 쇼핑에 몰두하는 모습이, G부인의 내면을 닮은 불안정한 문체로 그려진다.

'위기의 여자들'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인 다양한 여자들의 치명적인 내면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짜임새있는 짧은 이야기 속에 녹여낸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솜씨는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내리는 거장 작가의 면모를 확인케한다.

강수정 옮김. 368쪽. 1만1천원.

<서늘한 공포가 된 그녀들의 이야기> - 2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9/09/25 07:2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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