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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영, 실족사고..생존 가능성 희박(종합)

송고시간2009-07-12 21:31

산악인 고미영씨(자료사진)
산악인 고미영씨(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여성 산악인 고미영(41)씨가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가 실족사고를 당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파키스탄 북동부와 인도 접경지역에 위치한 8천126m의 낭가파르밧 등정에 성공하고 내려오다 11일 오후 10시30분께 해발 6천200m 지점에서 발을 헛디뎌 벼랑에서 떨어졌다.

사고가 나자 베이스캠프에 있던 동료 산악인들이 고씨를 찾아나섰고 파키스탄 정부의 도움으로 헬리콥터를 동원한 수색작업 끝에 협곡에서 고씨를 발견했다.

하지만 현지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가 접근하지 못하고 구조작업이 중단됐고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고씨의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사고= 고미영씨는 히말라야의 8천m가 넘는 고봉 14개 중 마칼루, 칸첸중가, 다울라기리를 올해 5월과 6월 사이 모두 오르며 14개봉 완좌에 가속도를 붙여왔다.

6월8일 다울라기리에 오른 고미영씨는 얼마 쉬지도 않고 낭가파르밧에 도전, 10일 오후 8시30분 정상을 밟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고씨는 이로써 14개봉 중 11개봉에 올랐지만 하산하다 변을 당했다.

고씨의 후원사 코오롱스포츠는 고씨가 정상에서 내려와 캠프4에서 휴식을 휘하고 캠프3을 지나 캠프2로 향하던 중 100m를 남기고 실족해 협곡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때 시간이 11일 오후 10시30분이었다.

고씨가 사고를 당한 지점은 해발 6천200m에 있는 `칼날 능선'으로 불리는 곳으로 평소 눈사태와 낙석이 많아 로프를 사용할 수 없는 곳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이 지점에서 대원들과 로프로 연결하지 않고 하산하다 1천500∼2천m가 되는 협곡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작업과 조난 위치 확인 = 사고가 나자 코오롱스포츠는 경기도 과천 본사에 구조대책본부를 세우고 파키스탄 정부와 대한산악연맹, 여성산악회, 현지 등정을 위해 베이스캠프에 체류중인 산악인들로 구조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씨보다 한발 먼저 낭가파르밧에 올랐던 여성 산악인 오은선(43)씨도 철수 일정을 미루고 구조활동에 참여키로 했지만 헬리콥터가 고씨의 조난 위치를 확인했다.

고씨는 낭가파르밧 정상으로 향하는 루트 중에 하나인 `메스너 루트' 100m 위쪽에서 12일 오후 3시10분 발견됐다고 코오롱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이 곳은 눈사태가 자주 일어나는 협곡이어서 구조대원들이 빠른 시간내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헬기의 접근마저 허락하지 않아 구조작업은 일단 중단됐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기상 악화와 날이 저물면서 구조작업이 일단 중단됐다. 13일 동이 트자마자 헬기를 보내 고씨 구조작업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 가능성 희박= 산악인들은 고씨가 조난당한 지점이 구조대원들이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을 들어 생존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사고가 난 구간을 이전에 두차례 다녀 왔다는 동료 산악인 엄홍길(49)씨는 "이 곳은 눈과 암석이 뒤섞인 경사가 매우 가파른 지역이다. 고씨가 떨어진 곳은 빙하지역일 가능성이 크다. 구조하기가 쉽지 않은 지역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현지에서 취재한 KBS의 영상 자료에 따르면 고씨는 발이 산 정상 쪽, 머리는 아래 쪽으로 향한 채 미동없이 누워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c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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