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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다이아몬드 中心 안트베르펜을 가다

송고시간2009-07-0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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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사 <세계 다이아몬드 中心 안트베르펜을 가다> - 1

4개 다이아몬드 거래소 창문은 모두 北向
다이아몬드 세공 전문인력 감소에 위기의식

(안트베르펜<벨기에>=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 만화영화로 더 유명한 소설 '플랜더스의 개'의 배경이 되는 벨기에 항구도시 안트베르펜.

안트베르펜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80%가 거래되는, 세계 다이아몬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한 줌 쥐기만 해도 수십억원의 가치를 갖는 '물건'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좀처럼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안트베르펜 세계 다이아몬드센터(AWDC)가 6일 벨기에 주재 외신기자들을 초청, 설명회를 열었다.

세계 다이아몬드 中心 안트베르펜을 가다
세계 다이아몬드 中心 안트베르펜을 가다

(안트베르펜<벨기에>=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다이아몬드 세공 숙련공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손끝과 눈의 감각 만으로 정밀하게 세공하고 있다. 안트베르펜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80%가 거래되는, 세계 다이아몬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2009.7.7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
economan@yna.co.kr

프레디 헤너드 AWDC 최고경영자(CEO)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다이아몬드거래소와 원석 세공업체 방문.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처럼 이곳저곳에 모니터가 설치돼 있고 중개인들이 소리를 지르는 광경을 머릿속에 그렸지만 엉뚱한 상상이 되고 말았다.

엄격한 출입 통제를 뚫고 들어간 거래소는 칸막이 없이 탁 트인, 책상이 죽 늘어선 대학 도서관을 연상케 했으며 말쑥하게 차려입은 중.장년 신사들이 찻잔을 앞에 놓고 담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간혹 서류가방에서 다이아몬드를 꺼내놓고 흥정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지만 체스를 두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광경이 오히려 일반적이었다.

필립 클라스 AWDC 사무총장은 "물건을 꺼내놓고 흥정을 할 때도 있지만 거래소는 정보를 얻는 장소일 뿐 진짜 거래는 각자 사무실에서 행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25개 다이아몬드 거래소 가운데 안트베르펜에만 4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거래소의 창문이 모두 북쪽을 향한다는 점.

클라스 AWDC 사무총장은 "이는 가장 자연스런 자연채광 때문"이라며 "동향이나 남향, 서향 창문을 통해서는 일관된 자연채광을 기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세계 다이아몬드 中心 안트베르펜을 가다
세계 다이아몬드 中心 안트베르펜을 가다

(안트베르펜<벨기에>=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다이아몬드 세공 숙련공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손끝과 눈의 감각 만으로 정밀하게 세공하고 있다. 안트베르펜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80%가 거래되는, 세계 다이아몬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2009.7.7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
economan@yna.co.kr

거래가 성사된 다이아몬드 원석은 주로 세공을 위해 중국, 인도 등지로 수출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은 여전히 안트베르펜에서 세공된다.

7~10명 단위의 소규모 공장이 대부분인 세공 공장에서는 숙련공들이 오로지 손끝과 눈의 감각에 의존해 인류 최고의 보석 다이아몬드를 깎고 다듬고 광을 내고 있었다.

약간의 실수가 수백만원, 수천만원 혹은 수억원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늘 긴장 속에서 '장인 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숙련공들은 낯선 방문객은 염두에도 두지 않는 듯 작업에만 열중했다.

한때 3천명에 육박했던 안트베르펜의 다이아몬드 세공 숙련공은 경제위기와 인도, 중국의 부상 속에 700여명으로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층이 세공 산업에 진입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클라스 사무총장은 말했다.

수련생 시절 비교적 가치가 낮은 원석으로 세공 훈련을 부단히 쌓아야 하는데 벨기에에 남아 세공되는 원석은 대부분 고부가가치여서 수련생의 '연습용' 다이아몬드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심각한 일이다.

클라스 사무총장은 "지금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러한 상태로 한 세대만 흘러도 숙련공 부족 현상이 심각해 질 것"이라며 "업계도 이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라고 설명했다.

한나절에 걸친 '짧은' 설명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

다이아몬드 도소매업체, 가공업체 등 1천800여개의 다이아몬드 관련 업체가 밀집한 안트베르펜 중앙역 인근 골목골목을 거닐면서 AWDC의 구호가 왜 "다이아몬드는 안트베르펜을 사랑한다(Diamonds love Antewrp)"인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econ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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