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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작가 "아내의유혹 속도 끝까지 쭉~"

송고시간2009-02-10 07:20

김순옥작가 "아내의유혹 속도 끝까지 쭉~"
"결국은 상처 치유과정 그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 설연휴 SBS TV 일일극 '아내의 유혹'이 하루 결방되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오후 7시20분이면 어김없이 '아내의 유혹'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던 수많은 시청자들은 특집 프로그램이 대신 방송되자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 아쉬움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30일 시청률 40% 로 모아졌다. 방송 시작한 지 석달이 안된 시점인 데다 평일 오후 7시20분대에는 기적 같은 시청률이다. 직장인들에게 '귀가의 유혹'으로 불릴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38) 작가를 9일 만났다.

"사실 시청률이 갑자기 올라 너무 얼떨떨해요. 시청률이 차츰차츰 올라가면 기쁨을 만끽하고 쓸텐데 어느날 갑자기 20%에서 30%가 되더니 40%까지 올라 실감이 안나요. 즐길 새도 없이 올랐어요. 모두가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 부담이 너무 커요."

'아내의 유혹'은 일일극의 주 시청층인 주부들 외에 젊은 층과 남성 층까지 사로잡았다. 불륜과 복수라는 익숙한 이야기가 이처럼 폭넓은 시청층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단연 '드라마의 문법을 파괴했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속도감 덕분이다. 120회의 호흡을 유지해야하는 일일극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초스피드다.

김 작가는 "내 머릿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다고 착각했다. 너무 할 얘기가 많았고 그러기에 120회는 짧다고 생각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착각이었죠. 요즘에는 아주 기름 짜내듯 쥐어짜내고 있습니다.(웃음) 이제와서 스피드를 줄이면 무슨 비난을 받겠어요. 끝까지 이 스피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연속극이라고 해도 질질 끄는 것은 싫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피가 마르지만, 일단 이야기를 터뜨리면 등장 인물들이 알아서 움직이며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되더라구요."

그의 이런 속도감은 전작인 MBC TV '그래도 좋아'를 집필하며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얻은 것이다. '그래도 좋아' 역시 다른 아침드라마와 달리 빠른 속도감을 자랑했다.

"'그래도 좋아'를 쓰면서 초반에 좀 더디게 전개했더니 막판에 할 얘기가 많이 남았는데도 방송은 40회 밖에 안 남은 상황이 됐어요. 그때 느꼈습니다. 이야기는 머릿속에만 갖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요. 이야기는 일단 터뜨리면 그 다음에는 그 힘으로 가게 돼 있어요."

'쪽대본'이 난무하는 시대에 김작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내면서도 방송보다 2주 앞서 대본을 탈고하고 있다. 지금 방송가의 이목은 이 새로운 이야기꾼에게 집중돼 있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끌고 가는 구성력이 탄탄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국문학과 89학번인 김작가는 "어린 시절 날 키운 것은 어머니가 반, 드라마가 반이었다"며 웃었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을 좋아했어요. 사람 사귀는 것,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구요.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작가에게 큰 재산이 아닌가 싶어요. 5살짜리 아이도 제게는 도움이 돼요. 누구에게나 독특한 면은 있거든요. 전 사람을 만나면 그런 점을 보려고하고 그것을 작품에 녹이려고 합니다."

25세에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전업주부로 살던 그는 집필에 대한 갈증으로 2000년 MBC드라마작가 공모에 응시, '사랑에 대한 예의'로 당선되면서 드라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당시 작가가 됐다는 기쁨에 봇물 터진 듯 단편들을 막 써냈어요. 다른 작가들이 한 편 쓸 때 전 서너 편씩 써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방송만 되면 시청률이 안 좋았어요. 모두 휴머니즘을 강조한 잔잔한 드라마들이었는데 시청률이 안 좋으니 제대로 된 평가조차 못 받았던 거죠. 그때 결심했어요. 일단은 사람들이 보게 만든 후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구요."

'그래도 좋아'에 이어 '아내의 유혹'이 선악 구도가 뚜렷이 대비되는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선을 끌게 된 데는 6편의 단편이 내리 주목받지 못했던 배경이 있었다는 것. 공모에 당선된 뒤 지방 순회 근무를 하는 부장검사 남편을 따라가느라 한동안 집필을 못했던 그는 '그래도 좋아' 이후 서울에 정착해 다시 창작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드라마에는 인생 + 알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알파는 작가의 생각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거구요. '아내의 유혹'이 자극적 소재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드라마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알파는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판타지로 채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의 상황과 무대가 비현실적일 수는 있어도 '아내의 유혹'의 인물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들입니다. 누구라도 그런 무대 위에 올려놓으면 이들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것이 설득력이 없었다면 외계인의 이야기가 됐겠죠."

그는 '아내의 유혹'에 대해 "결국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그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고 말했다.

"제 마음 속에도 곪은 부분이 있을 거에요. 그렇듯 모든 사람들에게도 상처는 있어요. '아내의 유혹'은 그 상처가 어떻게 치유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선악 대비가 명확한 것이 좋은 설정은 아니지만 제가 분명한 캐릭터와 메시지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김 작가는 "전개가 빨라 허술한 부분이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최대한 개연성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등장인물들이 치열하게 얽혀있지만 종국에는 분명 화해와 용서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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