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연합시론> 한글이 이처럼 푸대접 받아서야

<연합시론> 한글이 이처럼 푸대접 받아서야

(서울=연합뉴스) 9일은 562돌 한글날이다. 이날 경축식에 이어 경복궁 근정전에서 훈민정음 반포가 재현된다. 한글주간인 11일까지는 한글 관련 전시, 공연, 학술대회 등 다채로운 기념 행사가 마련돼 있다. '우리말본' '우리말 큰사전'의 원고 등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의 유품들이 고향인 울산시에 기증되는 뜻깊은 행사도 치러진다. 우리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이며 우리 민족의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세계에서 고유한 글을 가진 국가는 20여곳 남짓하다. 우리 글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우리는 이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한글날이 돼서야 일시적으로 관심이 기울여질 뿐이다.

일상 생활에서 한글이 소홀히 다루어지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방송이나 공공 행사에서 잘못된 표현이 사용되는가 하면 표지판 글자가 틀리기도 하고, 대학생들 조차도 맞춤법 실수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무신경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상 언어 파괴 현상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청소년이나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이모티콘, 줄임말 등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문법상 잘못된 표현, 틀린 맞춤법이 예사로 사용되고 있으니 한글이 단단히 수모를 당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조어가 남발하고 있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0.9%가 우리말 사용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터넷 상의 언어 및 맞춤법 파괴'라고 응답했다. 이어 '은어와 비속어의 남발'(20.4%), '소홀해지는 우리말 교육'(13.1%), '맞춤법이 틀려도 용인해 주는 분위기'(11.7%)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32.2%는 '일상생활에서 맞춤법을 고려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응답했으며 73.8%는 '일상생활에서 맞춤법 실수를 종종 한다'고 밝혔다. 이 대학생들은 자신의 맞춤법 점수를 평균 59.5점으로 매겼다. 부끄러운 일이다. 일반인뿐 아니라 국가 기관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개관 당시부터 설명문 등에 표기 오류가 지적됐으며 도로 표지판도 외래어표기법이 통일되지 않아 여전히 혼란스럽다.

외래어 남용도 심각한 문제다. 길거리 간판이나 상표명, 단체이름에 이르기까지 외국어가 범람하고 있다. 국제화 시대에 외래어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글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데 꼭 외래어를 써야할 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외국어를 써야 대우를 받는다는 잘못된 인식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영어 몰입 교육이니 뭐니 해서 영어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어린아이부터 영어유치원에 다니는가 하면 영어 학원, 어학 연수는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영어에 들이는 시간과 돈, 노력에 비해 우리말에 대해서는 너무도 소홀한 것이 안타깝다.

말과 글은 그 나라의 정신이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했으며 여러 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우리 말과 글을 지켜냈다. 그런 한글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어나 한자도 필요하지만 우리 말과 글부터 바로 알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말과 글을 소중히 생각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정부는 한글 보호와 발전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일선 학교에서도 올바른 한글 교육에 힘써야 한다. 방송 등 언론기관도 정확한 한글 사용에 앞장서야 한다.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도 18년이 됐다. 그러나 다른 국경일 못지 않게 중요한 날이다. 국민 모두가 한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글을 지켜나가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8/10/08 11:54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