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자살모방 `베르테르 효과' 입증"
송고시간2008-10-05 14:19
"유명인 자살모방 `베르테르 효과' 입증"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유명인이 자살한 이후 모방자살 현상이 잇따르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국내에서도 실제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소속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5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월별.성별 자살자 수(2003∼2007)'를 분석한 결과, 유명인이 자살한 직후 모방자살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고(故) 정몽헌 현대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 2003년 8월 남성자살자 수는 모두 855명으로, 이는 전달인 7월 737명보다 118명, 9월 777명보다 78명이 각각 많았다. 실제로 2003년 한해동안 8월에 자살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것.
또 영화배우 고(故) 이은주씨가 자살한 2005년 2월 이후에는 여성자살자 수가 급증, 당시 2월 여성자살자 수는 240명이었으나, 이씨가 자살한 직후인 3월에는 여성자살자 수가 46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임 의원은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가수 고(故) 유니씨와 탤런트 고(故) 정다빈씨의 자살 직후에도 나타나 2007년 1월 여성자살자 수는 289명이었으나, 이들이 자살(유니 1월21일.정다빈 2월10일)한 이후인 2월 한달간 여성자살자 수는 534명으로 급증했다.
최근 탤런트 고(故) 안재환씨가 자살한 이후에는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운영중인 `보건복지콜센터 129'에 접수된 자살상담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상담자 수는 지난 8월 220명에서 안씨 자살 직후인 9월에 439명으로 급증했으며, 이는 월별 200건에 불과한 자살상담 건수는 안씨 사건을 계기로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라는 것.
임 의원은 "월별 자살자 추이를 살펴보더라도 이들의 자살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자살자 수가 연중 최고치를 보였다"면서 "유명인의 자살이 전체 자살자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살은 국가정책으로 충분하고 자살예방정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안'이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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