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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통지 `전자송달' 무시해도 처벌못해"

송고시간2008-09-07 09:00

"입영통지 `전자송달' 무시해도 처벌못해"
법원 "병무청 홈피 병역통지는 행정편의"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병역통지서를 직접 전달받지 않고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경우라면 입대하지 않아도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자송달'을 통한 병역통지가 행정편의적 규정에 불과하고 처벌에 관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다.

전자송달이 이미 일반화됐고 대다수가 특별한 문제없이 이용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판결이 확정되면 병무행정의 `빈틈'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이정권 판사는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병역통지서를 송달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A(27)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병역통지서를 확인하고도 입영 날짜로부터 3일 이내에 입대하지 않아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병역법 시행령이 이메일로 보내졌거나 병무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병역통지서를 열람ㆍ확인하는 것도 송달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시행령의 모법(母法)인 병역법이 전화나 전자우편 등 간이한 방법으로 통지할 땐 당사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하는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병무청은 A씨에게 현역병으로 입대하라는 병역통지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을 뿐이고 직접 송달이나 등기우편에 의한 송달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았다'는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결했다.

또 "병무청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을 열람ㆍ확인만 해도 송달에 해당한다는 시행령은 모법인 병역법의 위임없이 부당하게 형벌의 범위를 확장한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어 "정보통신망에 의한 송달은 송달행정의 편의만을 위한 규정"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재판부의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한 가운데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병무행정에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은 병역 의무자에 해당하는 젊은 세대의 인터넷 사용 빈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기존의 등기우편 송달과 이메일,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병역통지서를 전자송달하는 방법도 함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역법에는 입영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없이 정해진 날로부터 3일 내에 입대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병무청은 이번 판결에 대해 "병역법과 시행령, 행정절차법에 따른 전자송달 제도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A씨의 경우 무죄 판결이 확정된다고 해서 병역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법원은 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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