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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첩 원정화 가족들도 北 보위부 공작원

송고시간2008-08-28 18:01

`위장 탈북' 직파 여간첩 원정화(자료)
`위장 탈북' 직파 여간첩 원정화(자료)

원정화, 우리 정보요원과 접촉 이중간첩 역할도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차대운 기자 = 위장 탈북 여간첩 원정화는 아버지와 계부, 여동생 등 가족 대부분이 보위부 소속 공작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원정화는 남한의 정보 요원들에게 포섭된 것처럼 행동하며 북한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등 이중 스파이 노릇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정화 가족은 `남파 공작원' = 28일 검찰에 따르면 1974년 1월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아버지 원모 씨와 어머니 최모 씨의 2녀 중 차녀로 태어난 원정화는 생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 원 씨가 북한공작원으로 특수부대에서 남파 훈련을 받은 뒤 원정화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1974년께 남한에 침투하다가 피살됐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피살되자 어머니 최 씨는 1976년 계부 김모 씨와 재혼하게 됐고, 원정화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여동생과 남동생을 1명씩 두게 됐다.

생부에 이어 계부 김 씨(구속) 역시 북한 대남공작 관련 부서의 고위 간부로 근무했으며 평양 미술대학을 나와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좌를 지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먼 사돈으로 알려진 김 씨는 중국 내에서 북한 보위부와 수시로 접촉하며 원정화에게 공작금을 제공하고 간첩 활동을 지시하기도 한 장본인이다.

그는 1999년부터 중국에서 간첩활동을 하고 남한 사업가와 탈북자 등을 유인해 북송하는데 관여하다가 2006년 말 캄보디아를 통해 탈북자를 가장해 입국했다.

원정화의 여동생도 보위부 공작원으로 활동하며 대남공작활동을 수행했고, 남동생 역시 보위부에서 운전수로 근무하며 공작활동을 수행했다.

한편 원정화는 국내 잠입 뒤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북한 체제에 환멸을 느낄 정도로 `간첩답지' 않은 여린 성격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합수부에 체포된 직후 불안한 마음에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여직원들이 함께 식사를 했고, 이후 조사를 받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관련 얘기가 나오면 눈물을 흘려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중간첩, 아슬아슬한 `줄타기' = 원정화는 북한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하는 동시에 우리 정보기관 요원들을 위해서 북한의 정보를 수집하는 이중간첩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정화는 북한을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탈북자들을 통해 북한 정보를 수집하는 우리 정보 요원들을 돕는 척하며 우리 정보 기관의 대북 정보 활동을 파악해 북한에 보고했다.

원정화는 2003년 3월 서울에서 정보요원 이 씨를 만나 "북한의 군사 기밀을 파악해 달라. 딸은 우리나라에서 키워 줄 것이며 협조해 주면 매월 통장에 500만원씩 들어갈 것"이란 부탁을 받고 이를 받아들이는 척 했다.

원정화는 이 씨가 부탁한 정보를 실제 수집하기는 했지만 이를 남한에 넘겨줘도 되는 것인지 상부에 보고하고 허락을 받은 뒤에야 이 씨에게 넘겨줬다.

이후 북한은 원정화에게 독약 성분이 든 북한 정력제 `천궁백화'를 주며 이 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했지만 이 씨와도 깊은 관계를 가졌던 탓에 원정화는 차마 그에게 약을 먹이지 못했다.

이 씨 외에도 원정화는 2004년 7월 다른 정보요원 김 씨로부터 북한 정보를 수집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원정화가 중국 심양의 북한대사관을 찾아가 김 씨로부터 받은 지시 문서를 건네주자 북한 공작원들도 그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고 한다.

당시 원정화의 공작을 담당하는 지도원은 용수철 발사장치가 장착된 독침을 주며 김 씨의 살해를 지시했는데 원정화는 입국한 뒤 용기를 내지 못해 명령을 따르지 못하고 독침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원 씨는 이후에도 잠자리를 같이 할 정도로 김 씨와 가까운 사이로 지내며 지나가는 말투로 황장엽 노동당 전 비서가 사는 곳을 묻기도 했다.

◇ 중국 연길 두만강 호텔은 北 공작원 '아지트' = 중국 연길의 두만강 호텔은 원정화 등 북한의 보위부 공작원들의 아지트로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정화는 연길에서 간첩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 두만강 호텔 객실에 마련된 보위부 비밀 사무실에서 공작원 활동요령과 주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원정화가 1999년 9월 보위부 공작원과 중국 폭력배 등과 함께 남한 사업가 윤모 씨를 납치했을 때에도 이들은 윤 씨를 두만강 호텔 301호에 감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원정화는 납치 공작 뿐만 아니라 외화벌이를 위해 '요토알'이란 마약과 가짜 달러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원정화는 2006년 5월 중국 도문에서 여동생 김 씨를 만나 김 씨가 보위부 직원으로부터 마약과 위조 달러를 받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털어놨다.

북한 공작원들은 중국에서 위조된 100달러 한 장을 200위안에 판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정화는 국내에 잠입한 이후인 2006년 12월에는 "남한의 모든 군부대 위치를 파악하라. 남한의 군 부대 지도를 완성하지 못하면 돌아올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군부대 안보강연을 다니면서 전국의 군부대 위치를 파악해 보고했다.

원정화는 수집한 정보를 국내에 잠입한 다른 간첩에게 전달했는데, 원정화는 이 간첩을 '스포츠 머리하고 덩치가 큰 사람'이라고만 설명했다.

보안을 위해 남파 간첩들은 점 조직으로 운영돼 서로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기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taejong75@yna.co.kr

setuz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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