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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만의 정권교체 파라과이 향후 정국전망>

<61년만의 정권교체 파라과이 향후 정국전망>
경제성장.빈곤퇴치.정치개혁 최대 과제..남미좌파 확산여부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대륙의 심장' 파라과이에서 15일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향후 파라과이의 정치.경제 상황은 물론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남미 좌파세력의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중도좌파 출신의 루고 대통령 정부 출범이 파라과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는 파라과이 유력 신문인 ABC 콜로르가 취임식에 맞춰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루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93%에 달한다는 사실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남미 최빈국 파라과이의 경제성장과 빈곤퇴치, 부패추방,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20일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 루고 대통령이 의회 다수당 확보에 실패한데다 집권 기반이 좌파정당과 사회단체, 중도우파 정당 등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향후 정국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최대 과제는 경제성장.빈곤퇴치 = 루고 대통령이 집권과 동시에 가장 먼저 당면할 과제는 역시 경제성장과 빈곤추방 문제다.

파라과이 경제는 니카노르 두아르테 전 대통령 정부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성장궤적을 그려왔다. 연간 경제성장률은 1%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6.8%까지 높아졌다. 연간 인플레율은 현재 6% 정도다.

파라과이는 그러나 일부 농산물 수출 외에는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외형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은 더욱 확산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610만여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40%가 빈곤층이며, 이 중 20%는 절대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소득은 1천959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수년간 60여만명의 파라과이 국민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해외로 탈출하게 만든 이유가 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체인구의 1%를 넘는 6만7천여명이 조국을 등졌다.

루고 대통령은 빈곤층 구제를 위해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재분배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조세부담 증가에 대한 기득권층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부패추방.정치개혁 욕구 팽배 = 국제투명성기구(IT)의 자료에 따르면 파라과이는 세계에서 가장 부패가 심한 5개 국가 중 하나다. 가히 '부패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루고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중도우파 후보로 출마했던 전직 군장성 리노 오비에도가 이끄는 전국시민윤리연합(UNACE)과 의정활동 협력을 위한 협정을 맺었으나 과거 집권당인 콜로라도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개혁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콜로라도당은 비록 장기집권에 대한 염증과 고질적인 부패로 민심을 잃으면서 대선에서는 패배했으나 상원의원 45명 중 15명, 하원의원 80명 중 30명을 차지하면서 원내 1당을 굳건히 고수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상원의원으로 진출한 두아르테 전 대통령이 "콜로라도당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며 변화를 주문하면서 루고 대통령의 정치개혁 의지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 남미 좌파 확산 여부 = 루고 대통령 정부의 출범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남미 좌파세력의 확산 여부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남미 좌파 3인방'은 루고 대통령을 '형제'로 부르며 집권을 크게 환영하면서 파라과이의 경제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루고 대통령이 좌파 3인방에 가세할 경우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좌파의 물결이 에콰도르와 볼리비아를 거쳐 남미대륙의 심장부로 깊숙히 진입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루고 대통령이 차베스의 '21세기형 사회주의'나 모랄레스의 '국가개조론'과 같은 급진적인 모델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라과이 경제성장 프로젝트를 마련하기 위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고, 대선 승리 이후 첫 해외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4박5일간 머물면서 "경제성장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 남미공동시장 불협화음 예상 = 루고 대통령의 등장으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 간에 갈등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루고 대통령이 파라과이-브라질 및 파라과이-아르헨티나 간에 체결돼 있는 전력 생산.판매 조약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고 있다.

파라과이와 브라질은 지난 1973년 체결된 이타이푸(Itaipu) 조약에 따라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으며, 파라과이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는 잉여전력을 헐값에 사들이고 있다. 파라과이-아르헨티나 간에도 이타이푸 조약과 유사한 야시레타(Yacyreta) 조약이 체결돼 있다.

브라질이 현재 파라과이에 지불하는 전력 가격은 연간 3억 달러로, 루고 대통령은 시장 현실에 맞게 최소한 20억 달러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라과이가 가진 거의 유일한 재산이 수력발전이라는 점에서 전력 가격 인상은 파라과이 경제에 엄청난 소득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루고 대통령은 전력 가격 인상을 메르코수르 회원국 간 경제력 격차 해소 문제와 연계시키면서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 정부와 상당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8/08/16 01: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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