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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방재 긴급진단> ③일본에선 이렇게

고야산 어영당((御影堂)과 그 화재방지 스프링쿨러
고야산 어영당((御影堂)과 그 화재방지 스프링쿨러일본 불교 성산인 와카야마현(和歌山縣) 고야산(高野山) 소재 어영당(御影堂)에 화재시 그 소화를 위한 스프링쿨러가 작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태식 제공
<저작권자 ⓒ 2005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타산지석 삼아야 할 방재시스템 적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일본이 목조건축물의 화재 예방 문제를 심각히 고려하기 시작한 결정적인 사건은 1949년 1월에 발생한 나라현(奈良縣)의 유서깊은 사찰인 호류지(法隆寺) 금당(金堂) 화재였다.

화재사건 직후 국가소방청장관(현재의 총무성 소방청장관)이 문부성 차관에 취임해 '국보 건조물 등의 방화 태세 강화에 대하여'라는 통달을 내려보내고 대대적인 목조건축물 방재 시스템 정비에 나서게 된다. 이를 배경으로 국가소방본부와 문화재보호위원회는 1955년 '문화재 방화팀'을 설치했다.

일본이 문화재 방재시스템에서 가장 앞선 나라라는 것은 국내 문화유산계의 중평이다. 일본이 낙산사 산불이라든가 숭례문 소실과 같은 문화재 참사를 겪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나아가 양국 문화유산들 사이에 지리적 접근성 등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 문화유산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방재 대책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2005년 4월5일 낙산사 화재 직후 일본 와카야마 현에 있는 진언종 총본산 고야산(高野山) 일대 사찰을 돌며 일본의 첨단 문화재 방재대책과 시설을 직접 둘러봤다.

오사카 간사이(關西) 공항에서 자동차로 1-2시간 거리에 있는 험준한 고야산 중 해발 800m 일대에 자리잡은 분지에는 약 4㎞에 걸쳐 사찰 52곳에 400여 채 건물이 밀집해 있다.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곳에는 일본 국보 21건, 중요문화재 137건, 지방문화재 13건이 포진해 있으며, 이 중 건축물은 국보가 2건, 중요문화재가 18건이다.

일본 국가 지정문화재 중 9%가 고야산에 밀집해 있으니 이를 지키기 위한 방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야산 건축물은 화재에 특히 민감한 구조를 지녔으며 고식 건물채 상당수는 '히노키'라고 하는 삼나무 껍질로 지붕을 얹어 놓고 있다.

이곳 방재시설 설치와 운영은 오사카에 본부를 둔 ㈜아즈사설계컨설턴트가 맡고 있다.

건조물 문화재 방재시설로는 경보설비(자동화재보고 설시)와 소화 설비, 피뢰침 설비로 구별된다. 이 중 화재 발생 사실 혹은 그 가능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경보설비는 소방법에 의해 설치가 강제화되어 있다.

각종 방재시설 중 특히 눈길을 끈 장비는 물대포와 스프링쿨러였다.

물대포 시범은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고카와사 본당(本堂.대웅전)에서 있었다. 이곳에 '방수총'은 방수 대상 건물에서 일정 거리에 떨어져 설치돼 있다. 사정 거리는 25m이며, 1기당 방수용량은 0.7파스칼 압력에 분당 500-600ℓ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일본 고야산 국보 부동당((不動堂)의 소화시설
일본 고야산 국보 부동당((不動堂)의 소화시설부동당은 일본 불교 성산인 와카야마현(和歌山縣) 고야산(高野山) 중 단상가람(壇上伽藍) 구역에 소재한다. 일본 국보인 이곳 지붕에 설치된 소화시설이 물을 뿜어내는 모습.

연합뉴스 김태식 제공
<저작권자 ⓒ 2005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건물 주위를 돌아가며 모두 6개가 배치된 방수총은 화재가 난 건물을 향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에워싸며 물을 공중으로 향해 쏘아댄다. 직접 건물을 향해 물을 쏘면 건물 자체에 심각한 피해가 초래되므로, 일단 공중을 향해 올라간 물이 건물 지붕을 향해 쏟아지도록 설계했다.

이에 소비되는 물 공급을 위해 150t 용량의 지하 물탱크을 사찰 주변 적당한 곳에 마련해 놓았다. 엔진은 독일제 디젤 엔진이며 정전을 대비해 축전지(밧데리)를 별도로 구비하고 있다. 방수총은 녹이 슬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로 알루미늄으로 제작된다.

고야산 구역 중 수백 년 이상 된 삼나무 숲에 자리잡은 오쿠노인이라는 구역에는 총길이 8㎞에 달하는 소방 파이프를 설치했다. 이에 필요한 물은 이보다 약 200m를 더 올라간 해발 1천m 지점에 설치된 대형 탱크에서 공급된다. 자연낙차와 그에 따른 수압에 의해 방재용 물을 공급하는 구조로 된 까닭에 평지에서 물을 뿜어 올리는 방식과는 다르다.

탱크가 수용하는 물 900t을 소화기로 한꺼번에 방수하면 화재 발생 초기 5분을 버텨 낼 수 있다고 했다. 그 5분 사이에 소방차가 도착해 본격 화재 진압에 나서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1899년에 이미 일본 국보로 지정된 가마쿠라시대 고건축물인 부동당(不動堂)이라는 고색 창연한 건물은 색다른 방재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그 주변에는 모두 5개에 이르는 물대포를 설치한 것과 별도로 지붕 마감재가 화재에 취약한 히노키 껍질이란 점을 고려해 지붕 곳곳에는 직접 물을 분사하는 방재시설을 장착했다.

방재용 스위치를 틀면 부동당은 건물 내부 곳곳과 외부에서 일시에 뿜어대는 물로 순식간에 물 세례를 받는다.

지붕을 비롯한 목조문화재 내부에 직접 방재시설을 장착한 경우는 일본에서도 부동당이 유일하다. 기술상 방재시설 설치가 매우 어려운 데다 그에 따른 문화재 원형 훼손이나 누수, 동파에 의한 건축물 훼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당 인근 평지에 자리한 어영당(御影堂)이란 회(檜)나무 껍질로 지붕을 마감한 목조건축물은 그 주변을 빙 둘러가며 스프링쿨러를 설치했다. 촘촘히 설치된 노즐을 동시에 틀어대면 폭포수가 분출하는 듯한 광경이 연출된다.

하지만 이런 대비책에도 불구하고 화재는 끊이지 않는다. 고야산 박물관 부관장인 이즈쓰 신류(井筒信隆)씨에 의하면 2000-2005년에 모두 3건에 이르는 화재가 발생했는데, 모두 방화였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이와 같은 방재설비 중 열 감지기를 비롯한 일부는 국내에도 도입되기 시작했으나, 물대포라든가 스프링쿨러 같은 설비는 아직 설치된 곳이 없다.

물론 이번 숭례문 화재는 소방차들에 의한 물세례가 참사 방지에 이렇다 할 만한 힘이 없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일본에서는 중요 목조건축물에 대해 철저한 방재 설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8/02/11 20: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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