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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日서 야스쿠니 풍자 만화전 고경일씨

상명대 'NO! 야스쿠니 풍자 만화단'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일본 사람들에게 야스쿠니 참배 문제를 백 마디 말로 하는 것보다 만화로 한 번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만화가 일본에 간다.

상명대 애니메이션 학부 학생 20명이 그린 야스쿠니 풍자 만화 20점이 31일부터 일본 도쿄와 히로시마, 오사카, 교토를 돌며 전시되는 것. 만화들은 2007년 1학기에 개설된 이 학과 시사만화 수업 시간에 그려진 것이다.

학생들의 만화는 도쿄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열리는 집회 등 4개 도시의 야스쿠니 반대 집회에서 순회 전시되고, 내달 3-7일에는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모사쿠샤 전시장으로 옮겨져 일본 관람객과 만난다.

시사만화 수업을 맡아 학생들의 만화를 지도한 고경일(39)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교수를 25일 오후 대학로에 위치한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에서 만났다. 그는 민족문제연구소의 후원으로 'NO! 야스쿠니 풍자만화단'을 꾸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짧지 않은 세월인 7년 동안 일본에 살았지만 아직도 일본은 알다가도 모를 나라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역사 문제에 대한 시각차인 것 같다"면서 "상식을 벗어난 일본의 역사관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1993년부터 5년간 세계적인 만화 명문 교토 세이카 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만화를 공부한 뒤 2001-2002년에는 같은 대학 교수까지 지낸 일본통.

일본 만화에 매료돼 유학까지 갔지만 유학 초창기 공중파 심야토론에서 일본 우익이 너무나 당당히 군대위안부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데 충격을 받고 유학 시절부터 교수가 된 지금까지 일본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만화를 꾸준히 그리고 있다.

"군대위안부가 존재했다는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잖아요. 유학 초기 TV를 보다가 군대위안부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일본 우익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더군요."

그는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열린 사회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경험담을 들려줬다.

"대학 시절 교토의 한 백화점에서 제가 다니는 학과 학생들의 만화 전시회가 열렸어요. 저는 옴 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를 풍자하는 캐리커처를 걸기로 돼 있었는데, 전시회 날 주최측이 제 그림만 내렸더군요."

아사하라는 지하철에 독가스를 살포해 일본 전체를 발칵 뒤집어놓은 옴 진리교의 교주.

그는 "주최측은 일본에서 종교단체와 우익, 천황을 비판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설명하며 '오래 살고 싶으면 이런 그림은 그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면서 "그러면서 예로 든 속담이 '썩은 물건에는 뚜껑을 덮는다'였다"고 말했다.

"'종기는 더 곪기 전에 도려내야 한다'는 우리의 속담을 들려줬지만 소용이 없더라고요. 일본에서 표현의 자유는 성적인 부분에만 국한됐지 정작 중요한 역사나 정치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입니다."

고 교수는 "이런 생각이 단지 저 혼자만의 특별한 생각이 아니라 한국의 젊은이들도 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번 순회 전시회를 통해 일본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선보일 만화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서 해골이 된 전범과 결혼하는 장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로 소풍나온 유치원생과 찍은 기념사진의 뒷 배경을 전범의 망령들이 채우고 있는 모습 등 대학생다운 재치가 가득 넘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인류의 보편적인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임을 일본인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이번 행사는 그 첫 단추를 꿰는 것이겠지요."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7/07/26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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