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北 IAEA초청' 긍정평가 속 신중론
송고시간2007-06-17 12:34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은 17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 사찰단 초청에 대해 일단 "핵폐기를 위한 초기단계조치 이행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핵폐기의 실제 이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북한이 IAEA 사찰단 초청을 전격 발표한 것은 문제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의 송금이 완료단계에 왔음에도 2월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국제적인 비난여론에 부닥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북한의 행동으로 미뤄볼 때 앞으로도 중요한 고비 마다 새로운 요구조건을 내걸며 핵폐기 이행을 지체하면서 한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아사히(朝日)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실무 사찰단 초청이 언론 보도대로 사실이라면 환영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외무성이 16일 IAEA에 확인해 본 결과 아직 북한측의 초청서한을 받지 못했다며 "북한은 미래형으로 발표를 하고 있다. 6자회담도 바로 재개될지 알 수 없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NHK는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긍정적 자세를 내비침으로써 올들어 나타난 미국과의 관계개선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5만t의 중유 등의 지원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방송은 "북한이 IAEA에 대해 어느정도 핵시설 사찰을 허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미국과 일본 등은 북한이 핵폐기를 위해 어느 정도 행동할지에 대해 신중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도(共同)통신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IAEA 대표단 방북 이후 핵시설 정지 등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초기단계조치의 구체적 이행"이라며 "이제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대표단 초청은 '최초 관문'이 겨우 해결된 것이다. 안도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도 "현 단계에서 북한이 (핵폐기 합의) 이행에 난색을 표할 경우 국제사회에 '북한은 이행할 의사가 없다'고 비쳐져 국제적 제재망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특히 "북한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은 이미 충분히 확보한 만큼 영변 핵시설은 정지해도 관계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핵이 담보물을 얻는 '황금 알'인 만큼 외국의 지원을 최대한 얻어내는 한편 핵폐기 이행은 여러 이유를 만들어서 지연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정지.봉인 대상인 영변 원자로는 노후돼서 자연적으로 정지될 상황이라는 전문가들이 분석이 있다"며 "초기단계조치로서 중유 5만t을 받게 되는 만큼 영변 핵시설 정지 자체는 북한에 별 아픔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의문과 불신감이 있다"며 "앞으로 북한이 핵폐기를 향한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는 재차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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