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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FEATURE]북촌 문화 기행② 세월을 거스르는 한옥의 미

송고시간2007-02-02 09:31

현재 북촌을 구성하는 행정구역은 가회동, 원서동, 삼청동, 재동 등이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해 2001년부터 ‘북촌 가꾸기 사업’을 시행했다. 북촌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 국제적인 관광 상품으로 조성한다는 목적에서다.

[TRAVEL FEATURE]북촌 문화 기행② 세월을 거스르는 한옥의 미 - 2

한옥등록제는 북촌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북촌의 정취와 품격을 지켜가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도시계획과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전시용으로 새로 한옥을 짓기보다 남아있는 한옥을 보수해 유지하는 것이 북촌의 경관을 보존하는 길이라고 결론내렸다. 한옥이 갖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집을 수선하는 것이 한옥등록제의 요체다.

한옥 이외에 골목길 또한 북촌 가꾸기 사업의 주요 대상이다. 북촌의 길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기에 구불거리고 미로처럼 복잡하다. 도시계획에 따라 바둑판처럼 조성된 현대의 도로와는 거리가 멀다. 물길이 파행하며 강으로 흘러가듯 사방팔방 가지를 친다. 굽이돌며 좁아지고 넓어짐을 반복한다. 특히 정독도서관 옆 화동길은 두 사람이 마주치면 서로의 어깨가 닿을 만큼 벽과 벽 사이가 협소하다.

서울시는 물줄기처럼 뻗어나간 북촌 골목에 숨결과 표정을 불어넣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허물어져가는 골목길 담장을 보수하고 회색빛 시멘트 노면을 황토색 재료로 다시 포장했다. 어지럽게 세워져 있던 전신주를 뽑아버리고 전선을 모두 땅속으로 묻었다. 햇볕이 잘 드는 담장 아래에는 화단을 꾸며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꽃향기가 머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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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다가서는 오래된 풍경

운현궁(雲峴宮)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북촌 나들이’의 시작점이다. 흥선 대원군의 사저이자 고종의 잠저(潛邸-왕위에 오르기 전 살던 집)로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흥선군의 아들 명복은 12살까지 이곳에서 지내다가 조선조 26대 임금으로 즉위한다.

북촌을 찾은 이들은 운현궁에서 19세기 후반 한옥의 전형(典型)을 발견할 수 있다. 안국동 윤보선가, 가회동 백인제가, 원서동 백홍범가 등 구한말 한옥의 모습을 간직한 저택들도 사적과 민속자료로 지정돼 있지만 후손과 매입한 이들이 생활하고 있어 개방되지 않는다.

운현궁은 안채, 사랑채, 부속건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원군의 위세가 절정에 이르렀을 당시에는 증축을 거듭해 그 위용이 대궐처럼 웅장하고 화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상당 부분이 학교부지와 기업체 사옥자리로 매각돼 일부만 전해진다.

커다란 화강암 주춧돌 위에 세워진 운현궁은 대문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담장보다 대여섯 자는 더 높은 솟을대문이다.

조선시대 지체 높은 양반들은 집 대문을 들고 나면서 걷는 법이 없었다. 의정부 정승들은 4명의 가마꾼이 어깨에 메는 평교자, 종2품 이상의 관원이면 외바퀴가 달린 수레인 초헌을 탔다. 문무백관들이 대원군을 전하(殿下) 아래의 존칭어인 합하(閤下)로 호칭했으니 그의 가마가 얼마만큼 높았는지 짐작이 된다.

이밖에도 1866년 고종과 명성황후 민씨가 가례를 치른 안채 노락당, 대원군이 임종을 맞이한 사랑채 노안당은 한 시대를 대표할 만한 강고함과 단아함이 어우러져 세월의 무상함을 잊게 한다.

물론 한옥의 아름다움이 오래된 저택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식민지시대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새롭게 조성된 개량형 한옥들도 제각기 고유한 풍취를 이룬다.

우선 좁고 낮은 대문은 지극히 소박해 보인다. 문설주에 초인종이 달려 있지만 빛바랜 대문 앞에 서면 ‘이리 오너라’를 외쳐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겨움이 더해진다. 화분이 놓인 아담한 흙 마당과 마루로 오르려면 디뎌야하는 댓돌과 마당이 협소해 절반은 담장 너머 옆집으로 넘어간 감나무가 그러하다.

댓돌 위에 신을 벗어놓고 툇마루에 오르면 할머니 무릎을 베고 햇빛을 이불 삼아 낮잠을 즐기던 유년시절이 떠오른다. 거실로 사용되는 대청마루를 지나 방에 이르면 훈훈한 온기가 전해진다. 보일러 시설을 들이고, 한지를 바른 창호지문 안에 유리창으로 덧문을 달았지만 천장을 올려다보면 들보가 고래 뼈처럼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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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_전통 문화 체험

북촌은 전통 한옥군 이외에도 수많은 사적과 민속자료를 품고 있어 도심 속 거리박물관으로 불린다. 갑신정변이 일어난 우정국 등 우리 역사 속 사건과 인물에 얽힌 문화재가 곳곳에 보물처럼 박혀 있어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는다. 유형문화재 이외에도 공예, 궁중음식, 옻칠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의 체험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한옥에서의 생활을 경험하면서 전통문화를 배워볼 수 있는 강좌를 북촌문화센터에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북촌을 한국 전통문화의 거점으로 삼자는 취지이다. 국악, 자수, 서예, 시조창 등 다양한 문화강좌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북촌문화센터 마당과 4개의 방에서 진행된다. 02-3707-8270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글/장성배 기자(up@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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