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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구> 뉴미디어 콘텐츠 ⑤ 저작권

(서울=연합뉴스) 김대영 편집위원 = 지난달 29일 서울고법은 저작권과 관련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판결을 내렸다. 뉴시스가 연합뉴스 기사를 전재계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데 대해 2억6천여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것은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 만연되는 `콘텐츠의 무단 도용' 행위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뉴미디어 시장에서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재판부는 `저작물'의 성격, 저작권 침해 여부, 손해배상 범위 산정 등과 관련해 취재기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는 보도 기사는 저작물로 인정돼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도용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법원이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질적으로 판결을 통해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 저작권 = 저작권이란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인 저작물에 대한 배타적 독점적 권리다. 김진우 연세대교수(경영학), HCI 랩, 인터넷 비즈니스 연구센터 등이 2002년 공동으로 출간한 저서 `디지털 콘텐츠'에 따르면 저작권은 지적재산권의 일부다.

지재권은 저작권과 산업재산권으로 나뉜다. 저작권은 다시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으로 나뉘는데 저작재산권이란 저작권을 유형 재산처럼 매매, 상속, 양도, 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인격권이란 저작자의 권리를 인격적 측면에서 보호하자는 것으로 저작자는 자신의 저작물의 제목, 내용이 무단으로 변경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자신의 이름을 표시할 수 있으며, 출판여부까지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저작물들도 독창성이 있어야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 침해사례 = 국내에서는 특히 뉴스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문화관광위 박형준 의원은 지난 10월13일 문화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 질의자료에서 "한국언론재단이 디지털 뉴스 저작권 침해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침해 사례는 21만1천503건으로 최소 160억원대의 불법 게재 비용이 언론사에 돌아가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뉴스를 게재해 서비스하는 831개 사이트의 91.5%가 사전 동의나 계약 없이 다른 기관의 뉴스를 무단 게재했으며 침해 유형은 무단전재가 79.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뉴스 건수별로 가장 침해를 많이 당한 언론사는 연합뉴스로 3만712건에 달했다. 이어 뉴스엔(1만1천662건), 동아일보(1만1천268건), 한국경제(1만1천211건), 머니투데이(9천114건), 조선일보(8천948건), 중앙일보(7천889건) 등의 순이었다.

영화파일의 불법 거래와 관련한 고소사건도 있었다.

영화정보회사 시네티즌은 지난 6월 영화사와 DVD 회사의 위임을 받아 불법 영화파일을 주고받는 파일 공유 서비스업체 12곳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고소된 사이트들은 웹하드 방식과 실시간 파일 공유가 가능한 P2P(peer to peer: 인터넷을 통한 개인 대 개인의 파일 공유 기술 및 행위) 방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시네티즌은 지난 1월부터 영화사들로부터 저작권 위임을 받아 불법적으로 영화파일을 공유한 네티즌과 공유되는 공간을 신고하는 사람들에게 포상하는 '영파라치(영화+파파라치)'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신고 접수된 사례는 모두 18만여 건에 달했다.

그러나 저작권과 관련해 사용자의 편의도 중시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싸이버대 법학부 김은기 교수는 지난달 `융합시대 디지털콘텐츠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융합시대의 저작권 정책은 저작자의 권리뿐 아니라 이용자의 편의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법복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기술인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이 상업적으로 대량복제를 하지 않는 대다수 이용자의 사적복제 권리까지 원칙적으로 막는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저작권법 27조의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관한 규정에서는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 복제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정에 따르면) 공표된 저장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등이 함께 보는 정도라면 이용자가 이를 복제해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컨버전스에 따라 서비스 또는 기기 사이에서 콘텐츠의 이동이 있는 것은 용인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도 역시 인식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디지털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꿔 저작권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그 대가를 지급하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저작권 주무 부처인 문화관광부의 박순태 팀장은 "저작물 이용의 활성화도 고려하는 정책을 검토하겠다"며 "지금까지는 단속에 주력했으나 앞으로 교육과 홍보에도 나서는 한편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저작권법을 개정하면서 현실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 국제 움직임 = 디지털 콘텐츠들이 인터넷을 통해 국경을 넘나들면서 국가간 저작권 보호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콘텐츠의 디지털화는 아날로그적인 유통시장을 무력화시키면서 온라인 시장을 급속히 확대시켰다.

세계각국은 저마다 콘텐츠 제작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내 저작권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방송 통신 규제지구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디지털 TV콘텐츠 무단복제를 방지하는 장치를 각 콘텐츠가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업계와 공동으로 해외에서 자국 콘텐츠에 대한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 "디지털 콘텐츠 정품 인증 마크제"를 도입했다.

미국으로부터 저작권 침해문제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은 앞으로 정부가 적극 나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지적재산권 보호활동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2월 정례 브리핑에서 "지적재산권 보호는 미국 뿐아니라 중국에도 이익된다"며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적재산권 침해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당시 전국 10개 성과 베이징시에서 수거한 1천만 건의 불법 출판물과 음반을 폐기함으로써 지적재산권 보호의지를 행동으로 보였다. 중국 최대의 경제발전 지역인 광둥(廣東)성에서는 불법음반 500만 장이, 수도 베이징에서는 80만 권의 불법 출판물이 각각 폐기처분됐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FTA(자유무역협정) FTA협상에서 저작권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미국은 베른 협약과 트립스 협정 등에서 50년으로 규정한 저작권 보호 기간을 70년으로 연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의 적용 범위도 일시적 복제 등을 포함하도록 하는 등 현행보다 대폭 확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일 한미 FTA협상과 국내 저작권 보호조치 강화 등을 위해 저작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통과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가 권리자의 요청을 받는 경우 저작물의 불법전송을 차단하는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 지금까지 친고죄였던 저작권침해 행위를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형사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비(非)친고죄로 바꾸며 ▲ 문광부장관에게 불법복제물의 수거.폐기.삭제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등이다.

그러나 한국측은 스트리밍 방식까지 저작권을 허용하라는 미국측의 요구와 관련, 그같은 방안은 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점에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싸이버대 김은기 교수에 따르면 이밖에도 ▲ 인터넷에서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 램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것이 복제행위인지 ▲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권리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행위를 어느 선까지 금지할 것인지 등이 한미FTA 협상의 쟁점이다.

k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12/15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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