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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지킴이' 부부의 특별한 가을축제

송고시간2006-09-17 16:59

<`한옥 지킴이' 부부의 특별한 가을축제>
"자연과 완벽한 조화 이루는 건축양식이 한옥"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한옥은 한국인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건축 보배입니다."

`한옥 지킴이'로 통하는 영국인 데이비드 킬번(63)씨와 한국인 아내 최금옥(51)씨가 추석을 앞두고 특별한 가을축제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킬번 부부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무용가 이귀선씨 등 예술인 8명과 한옥 사랑에 동참하는 내ㆍ외국인 친구 20여명을 초대해 `대한민국 순수한옥마을보존 문화행사'를 열었다.

킬번 부부의 한옥집 마당에서는 20여명이 서 있기조차 힘든 좁은 공간이었지만 이씨의 축무를 비롯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성세씨의 대금독주와 박종순씨의 시조 낭독, 송형익 한국기타문화예술원장의 클래식기타 연주, 권상호 수원대 교수의 서예 퍼포먼스 등 다양한 이색 이벤트가 진행됐다.

킬번씨는 "추석을 맞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기념하고 가회동의 한옥 보전에 대한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가을축제를 준비했다"며 "오늘 공연을 통해 한국의 전통 정신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킬번씨가 `전통 한옥과 사랑'에 빠진 것은 아내 최씨 덕분이다.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최씨는 킬번씨와 결혼한 뒤 "아내의 나라를 보여주고 싶다"며 1987년 남편을 한국으로 데려와 가회동 한옥마을을 구경시켜줬고 킬번씨는 한옥을 처음 본 지 `5분만에' 집을 구입해 벌써 20년째 살고 있다.

그는 왜 한옥에 반했느냐는 물음에 "아름답기 때문이다. 한옥은 수백년에 걸쳐 발전해온 건축 양식으로 나무, 종이, 돌 등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한국의 정신을 잘 살린 집이다. 주변 자연의 풍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한옥"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놨다.

그러나 최근 무분별한 개ㆍ보수 작업으로 주변의 전통 한옥이 하나 둘씩 손상되고 있는 현실은 그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킬번씨는 "2001년부터 북촌마을 한옥 가꾸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장비를 동원해 예전 한옥을 파괴하고 있다"며 "31번지 몇 가구만 빼고 가회동 한옥이 거의 사라져갔다. 새로 보수한 집들은 대부분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만든 가짜 한옥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영박물관을 비롯한 해외의 유명 박물관에서도 한옥을 전시해놓고 있는데 정작 본국에서는 한옥을 파괴하고 있다. 서울시나 청와대에 여러 차례 탄원했으나 전혀 문제가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뿐이었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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