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빈 라덴 테이프 조작설에 발끈
송고시간2001-12-15 08:51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4일 전례없이 불쾌한 표정을 보이며 발끈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하루전 공개한 문제의 오사마 빈 라덴 테이프가 조작됐을지도 모른다는 일부 주장때문.
부시 대통령은 그같은 관측과 주장에 대해 가당치도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느 때보다 강도높은 발언으로 빈 라덴을 비난 성토.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워싱턴을 방문중인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뒤 가진 공동회견에서 "빈 라덴 테이프가 조작됐거나 가짜라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 "그것은 전혀 편집되지 않은 빈 라덴, 바로 그 자"라고 일축했다.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을 "악마의 인간"이라고 지칭하고 "이 자는 무고한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은 인간으로...소위 자살폭탄으로 생명을 잃은 자살테러에 웃을만큼 사악하고 냉혈적인 자"라고 성토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문제의 테이프를 손질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터무니 없는 생각"이라며 그같은 주장은 "믿을 수없을 만큼 악한 인간"을 적게나마 비호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이 테이프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전제, "왜냐하면 그의 악마성때문에 고통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테이프 공개시 9.11 테러참사 희생자들에게 또다시 아픈 상처를 생생하게 되살릴 가능성이 있어 공개를 주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테이프는 "이 악마의 인간"이 9.11 테러공격의 주범이라는 확증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에서 공개키로 된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은 덧붙였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 생포 및 사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는 생포든 사살이든 개의치 않는다"며 "생사불문"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이는 죽든 살든 나에게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빈 라덴)가 얼마간은 숨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를 반드시 잡아낼 것"이라며 빈 라덴 색출응징에 대한 결의를 강한 어조로 드러냈다.
ssk@yonhapnews.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1/12/15 08: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