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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금지약물복용 파문

송고시간1992-07-11 20:11

바르셀로나올림픽 앞두고 충격 (서울=연합) 대한체육회 창립 72주년 기념식이 열린 11일 국내 체육계는 엄청난 약물파동에 휩쓸렸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참가하는 대표선수 중 일부가 한국과학기술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소장 박종세)의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는 체육계는 물론 국민일반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선수촌측은 이날 뒤늦게 역도 등 3개 종목 4명의 소변샘플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는 구두통보를 받았다고 밝힘으로써 대표선수들의 약물복용은 일단 사실로 확인됐다.

이들의 소변샘플에서 검출된 약물성분이 세계적으로 가장 일반화된 스테로이드계와 이뇨,흥분제라는 점도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선수촌측은 해당선수들이 고의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적은 없으며 감기약이나 보약 등을 먹었을 뿐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재검사를 의뢰해 놓고 있으며 약물검사의 정확성이나 금지약물의 분류에도 일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정확한 결과는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같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90년 북경아시안게임 직전 일부 여자역도선수들이 약물검사에 걸려 출전이 취소된 예가 있었고 일부 투기및 기록종목 선수들의 약물복용설이 오래전부터 체육가에 끈질기게 나돌았던 터여서 약물복용이 외국만의 사례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올림픽을 눈앞에 둔 대표선수들 사이에서 나타난 것이어서 한국선수단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도에도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

또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심각한 파문을 던질 도핑테스트의 결과가 이 문제에 최종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KOC 의무분과위의 마지막 평가나 최종판단도 내려지지 않은 중간단계에서 검출된 약물성분의 함량이나 기준치 등에 대한 설명도 없이 외부에 흘러나온 것은 검사기관인 KIST 도핑컨트롤센터의 공신력에도 흠집을 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도핑테스트 관여자들의 무책임한 발설은 물론 체육회와 선수촌측의 반응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체육회 측은 이번 사태가 국민여론에 미칠 영향을 감안,전말을 밝히고 최종결과를 기달려 달라는 성실한 해명자세를 외면한채 이를 은폐하려함으로써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켜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편 그동안 정기적인 약물검사를 실시해 대표선수중에는 약물복용자가 없다고 주장해 온 태릉선수촌의 선수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혀졌다.

선수촌측은 도핑테스트를 일층 강화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엄격한 약물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고 올해도 연초와 지난 5월 두차례에 걸쳐 1인당 12만원의 검사비를 들여가며 약물검사를 실시했으나 두차례의 검사에서는 양성반응자가 한명도 나타나지 않았었다.

이같은 사실은 선수촌측이 선수들의 소변샘플 채취과정에서 감독을 소홀히 했거나 형식적으로 실시했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드러난 일부 대표선수들의 양성반응은 오는 13일 KOC 의무분과위원회가 소집되면 정확한 결과가 밝혀질 것으로 보이나 올림픽 직전의 대표선수들 가운데 양성반응자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체육의 대내외적 이미지 실추는 물론 올림픽 선수단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자못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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