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특집]美인종분규 (2) 흑인의 불평등현상

송고시간1992-05-04 08:04

말로만 평등- 곳곳에서 강요되는 차별 (뉴욕=聯合) 盧政善특파원 = 미국내에서 흑인이 처한 위상을 상징하는 하나의 예로 미국정치를 주무르는 의회 상원의원 1백명 가운데 흑인이 1명도 없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최근에 주지사도 생겼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시장도 흑인이어서 흑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예전보다는 훨씬 커졌지만 대부분 지방정부에서의 영향력일 뿐 연방정부에의 영향력은 미미한 실정이다.

연방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50개주 출신 1백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흑인출신이 한명도 없음은 그들의 정치적 위상이 매우 취약함을 시사한다.

이 문제는 흑인들에 대한 정치적 평등 불평등 문제와는 직접 상관이 없지만 백인들의 머리속에 "아직 흑인을 상원의원으로 뽑을 순 없다"는 흑인들에 대한 배타적 의식, 우월의식이 작용하고 있음을 엿볼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정치적 위상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 복지, 교육등의 면에서 흑인들이 처한 낮은 위상 그리고 그들이 맛봐야 하는 불평등은 눈물겹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백인들과 비교할 경우 소득의 격차는 물론 흑인들이 맡고 있는 일자리의 질, 직장에서의 승진등을 종합할 때 黑白人 차별은 매우 분명하다.

美 통계국은 90년의 경우 백인 1가구당 평균소득이 3만1천2백31달러, 흑인 1가구당 평균소득이 1만8천6백76달러라고 밝혀 흑인 1가구당 평균소득이 백인 1가구당 평균소득의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으나 백인가정의 삶의 질과 흑인가정의 그것은 판이하다.

흑인들은 하천.교량.도로등의 험한 건설현장일, 무거운 짐.쓰레기나르는 일 등 백인들이 기피하는 일에 종사하는 한편 백인들은 대부분 별 힘 안들이고 많은 돈을 받는 좋은 일자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구 2억5천만 가운데 흑인은 전체의 12%인 3천만명 가량.

흑인보다 5배가량 많은 백인들중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사람이 10% 남짓인데 비해 흑인들 가운데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30%를 훨씬 웃돌아 흑백인간의 경제적 불평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실업률을 보아도 흑인들은 백인들의 2배가 넘는 15%를 웃돌고 있는데 백인들이 흑인들이 하는 험한 일을 원한다면 언제든 일자리를 얻을수 있다고 흑인들은 울분을 토로한다.

삶의 질, 의료혜택과 연관되는 문제로 신생아의 사망률을 들 수 있다. 1천명의 신생아중 백인은 8명이 사망하지만 흑인은 18명 가까이 사망, 의료혜택면에서도 상당한 차별이 있음을 시사한다.

교육면에서도 흑백인간에 격차가 있다. 해마다 흑인 적령학생의 50% 남짓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0%남짓 대학을 졸업하나 백인들의 경우엔 80%이상이 고등학교를30%이상이 대학을 졸업한다.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살 집이 없어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흑인들인 걸 보면 무주택 흑인들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백인들은 美國이란 자유와 평등의 나라, 기회균등의 나라인만큼 흑인들이 빈곤하고 살고 덜 대접을 받는 건 그들의 노력부족, 재능부족, 의식결여 책임이라고 주장하지만 뜻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흑인들에게 평등권과 기회균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 좀 더 그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하며 겉으론 보이지 않는 흑인들에 대한 백인들의 음험한 불평등 강요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령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사태를 직접 유발한 배심원평결도 따지고 보면 백인들의 흑인멸시, 흑인들에 대한 조직적 대항이라는 시각이 있다. 즉 재판부 선임, 배심원 구성 및 증인채택등에서 백인들이 짜고 흑인의 원한 같은건 짓밟아버렸다는 시각이다.

대중교통수단인 버스나 기차의 좌석에 흑인좌석이 따로 배치돼 있던 그런 공공연한 노골적인 흑인차별은 사라졌지만 미국은 아직도 결코 흑인들에게 "자유와 평등의 나라" "기회균등의 나라"는 못되는것 같다.

4명의 백인경찰관이 젊은 흑인피의자 로드니 킹을 1시간 가까이나 무자비하게 구타했고 그 구타장면이 텔리비전에 방영돼 미국인 거의 모두 그리고 세계의 많은 TV 시청자들이 그 전율할 장면을 목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인들끼리의 배심원들은 백인경관들의 그 잔인한 집단폭행에 태연하게 무죄를 평결하고 떳떳하다는 표정을 짓는걸 보면 백인들의 흑인들에 대한 차디찬 멸시태도는 옛적 목화밭에 흑인들을 몰아넣고 잔인하게 부려먹던 시절과 다를게 없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로스앤젤레스 폭동사태로 다시 부각된 백인들의 인종차별문제는 미 민주당대통령후보지명전에 나선 빌 클린턴 후보(아칸소주지사)가 조지 부시대통령에 대해 "인종간 분열을 치유하는데 좀더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비판함으로써 올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흑인들도 이번 선거를 통해 그들에 대한 차별개선, 기회균등보장을 요구할 채비여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